2020 아시아 경제공동체포럼을 마치고

AECForum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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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14:20

기호일보 / 승인 2020.11.11



박제훈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사)아시아경제공동체재단 이사장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 사무총장


지난 11월 5∼6일 인천 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 제12회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Asia Economic Community Forum)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초불확실성 시대의 동북아와 아시아공동체’라는 주제하에 코로나19를 비롯해, 한반도와 동북아를 둘러싼 한일 간 역사 및 경제 분쟁, 미중 간의 패권경쟁, 북핵문제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의미하는 남북한 통합과 아시아지역통합을 함께 어떻게 추구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올해에는 인천대에서 공동 주관기관으로 통일통합연구원, 동북아발전연구원이 참여했으며 저명 국제 출판사인 Elsevier가 발간하는 새로운 저널인 ‘아시아와 글로벌 경제(Asia and Global Economy; AGE)’의 출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엘스비어그룹의 YS Chi 회장이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개회식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초불확실성 시대의 다자주의와 아시아공동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반 전 총장은 아시아에만 없는 지역협력체의 필요성에 대한 평소 지론에 입각해 다자주의의 복원과 함께 북핵문제와 더불어 미중 간 패권경쟁을 해결하기 위한 ‘동북아지역협력체’구성을 제안했다. ‘동북아와 유럽의 비교시각에서 본 지역통합의 정치경제학’이라는 주제하에 열린 총회에서는 버클리대의 제라르드 롤랜드 교수가 ‘코로나 시대의 아시아와 세계에서 중국의 지정학적 야심’이라는 주제로 중국 공산당의 홍콩과 타이완의 중국에의 편입 추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은 ‘동북아 협력의 미래 방향’이라는 주제로 동북아 신질서 구축 가능성을 논하면서 동북아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기다리는 것보다는 행동을 취해야 하며 상향식과 하향식 결합, 그리고 학계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간과 정부의 합동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보다 즉각적으로는 미 대선 이후에 미중 간 대화 방식 재편, 동북아에서 한중일 정상회담 재개 그리고 북한과 대화 재개를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협력의 조화된 비전 추구, 위기관리 제도화 및 지역통합 실용적 방식의 추진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유엔대학의 필립 롬바르디에 비교지역통합연구소장이 ‘구지역주의에서 신지역주의 이행 아니면 복귀?’라는 주제로 글로벌 지역주의의 전반적 트렌드를 분석하면서 현재는 지역주의의 제3물결이라면서 규범적인 작업과 시민의 시각이 중요하며 지역공공재 발굴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주의는 중소 규모의 국가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한국이 지역주의에 나설 필요성을 역설했다. 

포럼은 이틀간 여정을 마치면서 ‘초불확실성 시대에 공동체 정신에 기초한 초협력적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제목하에 ‘동북아지역협력체’구축 필요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인류의 공동대응, 특히 미중 공동대응의 시급성, 장 모네의 리더십 같은 초협력적 리더십 필요성 등을 강조하는 3개항의 2020년 인천선언을 발표했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방역 철저 그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회의 진행 방식 등으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하에서 포럼이 진행됐다. 특히 포럼 일정 기간 중에 미 대선 투표와 개표가 진행돼 포럼이 강조한 초불확실성의 한 가지인 미 대선 결과가 윤곽이 드러나는 전 과정이 진행됐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트럼프 당선으로 고조됐던 신고립주의 대두라는 불확실성 요인 한 가지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민주주의와 다자주의 및 지역협력과 통합이라는 인류가 구축해 온 노력의 산물은 그냥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희생과 대가를 지불하면서 지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우리나라는 세계사의 전환점에서 온갖 불확실성이 겹쳐지는 지정학적·지경학적 위기 요인을 해결해야 할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 미국의 내부 분열과 갈등은 남의 일이 아니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혜를 모아 통합된 하나된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기호일보, KIHOILBO

출처 : 기호일보(http://ww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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